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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난초이야기.3
가리왕산이야기 조회수:380 183.108.129.120
2021-04-07 04:12:50

야생란(野生蘭)은 동양란, 서양란으로 원예화 되지 못한 야생상태의 모든 난과식물(蘭科植物)을 일컫습니다.

이를테면 동양란도 처음에는 모두 야생란 이었으나 오랜 세월 인간에 의해 재배되면서 관상의 기준이 마련되고

원예학적 분류기준이 마련되면서 동양란이라는 하나의 원예학적 위치를 차지한 것입니다.

 난초는 자고로 매화와 국화, 대나무와 더불어 4군자라 불리며

선비의 고귀한 품격과 도(道)를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비유의 대상이 되어왔습니다.

여기에서 난초는 당연히 동양란을 말합니다.

군자의 삶과 난초 - 사대부의 이름으로 오로지 유림의 성리학이나 논하던 시절의 선비정신을

오늘날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자본주의의 각박한 현실, 존경할만한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운 시절이긴 하지만

다행히 언제부터인가 인문학이 사회의 반향을 일으키며 각종 매스미디어 강좌가 개설되고,

많은 편저들이 문고의 베스트셀러 가판대에 오르는 것은 참으로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다시 또는 꾸준히 소환되고 있는 선비정신과 난과의 관계는 다음과 같은 난의 미학으로 설명될 수 있을 것입니다.

 

 蘭은 아무리 좋은 영양과 환경상태에서도 자신이 자랄 만큼만 자라나며

필요이상의 입장 수를 늘리지도 않습니다.

스스로 족함을 안다는 뜻이지요.

족함은 자신의 위치를 안다는 의미이고 욕심이 정화된 달관의 경지라 할 수 있겠지요.

이러한 경지에 있음으로 비로써 선비의 품격을 논할 수 있겠지요.

또한 蘭은 늘 푸릅니다.

겨울의 혹독한 추위 속에서도 소나무와 같이 푸르름을 유지하며 독야청청 절개를 지킵니다.

절개를 지키는 것은 사람이 살아가는 도리와 가치를 안다는 의미이고

삶의 가치를 안다는 것은 선비의 도(道)를 안다는 것이지요.

난 잎의 선(線)은 곡선의 부드러움과 완만하면서도 힘이 있고 잎 사이의 공간에서 여유를 읽게 합니다.

선(線)의 미학이지요.  짧은 잎과 긴 잎, 선 잎(立葉)과 숙인 잎은 조화의 미학이라 할 수 있겠지요.

 

난은 하루아침에 자라지 않습니다.

신아(新芽)가 나오고 신아가 자라면서 벌브가 형성되고

형성된 벌브에서 꽃대가 맺히고  오랜 시간과 혹독한 겨울(춘란)을 견디어 낸 뒤 꽃을 피웁니다.

꽃이 지면 다시 신아를 올리고 시간이 흐르면서 오랜 인고 끝에 하나의 예술품으로 정착하게 됩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기다림의 미학을 만나게 됩니다.

 

일부 춘란(한국춘란, 일본춘란)을 제외하고 난초는 모두 향(香)을 가지고 있습니다.

청향, 감향, 복향으로 구분되기도 하지만

맛 볼 수도 없고 건드릴 수도 없는 난초 특유의 방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도(道)가 깊은 사람일수록 인품에서 깊은 향기가 나듯이

난초에서 풍기는 향기는

가히 깊은 도에서 풍겨 나오는 사람의 내공에서 나오는 향기와 견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선비의 중용(中庸)을 난초에서 찾기도 합니다.

난은 지표면의 부드러운 부엽토사이로 뿌리를 뻗으며

양분이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생육을 합니다.

물기가 너무 많아도 부족해도, 햇빛이 너무 강해도 부족해도,

너무 습해도 건조해도 난초는 잘 자라지 못합니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의 중용을 지키는 것이지요.


 난초는 주인의 손길을 기다리며 생육합니다.

자연을 경작하는 모든 농부의 마음과 같이 인간의 사랑을 기다리며

그 사랑에 답하며 새 촉을 올리고 더욱 향기롭고 아름다운 꽃으로 보답을 하는 것이지요.

난은 이처럼 사람으로 하여금 애절한 사랑을 알게 하는 마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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