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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난초 이야기.11(마지막)
가리왕산이야기 조회수:993 183.108.129.120
2021-05-10 04:47:57

세월은

가리왕산의 양떼구름보다 더 빨리 달아납니다.

난초와 더불어 애증이 상반된 수많은 인간관계 속에서

얼마나 많은 탐욕의 시간에 매몰되어 있었던지,

진한 회한이  급한 세월과 함께 저 양떼구름에 실려 갑니다.

삼선의 세계가, 광풍제월, 연비어약의 삶이

어느 시공간에 달리 있는 것이 아니라는 깨우침이 와 닿습니다.

무엇인가 막연히 꿈꾸고 열정적으로 실행하며 사는 과정 속에

이미 꿈꾸던 삶이 와 있었던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인터넷을 뒤지던 중

[한국어 교사]자격 취득이라는 문구가 눈에 띱니다.

삼선의 유토피아를 꿈꾸던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합니다.

무작정 등록을 하고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나이 50에 국문학사의 학위를 받은 스키마가 작동을 합니다.

무엇이 되기 위한 공부는 아닙니다.

일단 자격을 취득하면 어디엔가 유용한 쓰임 속에

또다른 자유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에서 읽은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양치기 산티아고는 긴 유랑의 끝에서

연금술의 환상 속에 사막에서 만들어 지는 금과,

무화과나무 밑의 보석 상자를 찾아내지만

연금술은 단지 환상일 뿐이지요.

결국 [연금술사]가 독자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그 긴 유랑의 매 순간이 바로 황금의 시간이라는 선언입니다.

 

5월의 가리왕산에 목련향이 가득합니다.

 

 난초

               정지용

 

난초닢은

차라리 수묵색.

 

  난초닢에

  엷은 안개와 꿈이 오다.

 

  난초닢은

  한밤에 여는 다문 입술이 있다.

 

  난초닢은

  드러난 팔구비를 어쨔지 못한다.

 

난초닢에

적은 밤이 오다.

 

난초닢은

칩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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